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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무대에서 한국 외교관을 대하는 눈길이 달라졌다
독도신문  |  dokdotime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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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5.07  12: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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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안건 논의 중인 유엔 안보리 회의장[자료사진]
 
美의 거부권 행사에도 '팔레스타인 유엔 가입안'에 예상 깨고 찬성표
이슬람권 '환대'…북핵 등 해결에 '글로벌 사우스' 협력 위한 포석 해석도
 
지난달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두고 표결이 이뤄진 뒤 유엔 무대에서 한국을 대하는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들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한다.
 
특히 이슬람권 국가 외교관들이 한국 외교관들을 환대하는 분위기가 피부에 와닿을 정도라는 게 유엔대표부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의 전언이다.
 
팔레스타인의 정회원국 가입안은 당시 표결에서 15개 이사국 중 12개국의 찬성을 얻었지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부결됐다. 영국과 스위스는 기권했다.
 
사실 미국의 거부권 행사는 충분히 예견됐던 결과였다. 충분히 예견되지 못했던 것은 한국의 찬성표 행사였다는 게 외교가의 평가다.
 
외교에서 특정 국가 입장을 예측하려면 과거 행보를 보는 게 기본이다. 한국은 지난 2012년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옵서버 국가(state)로 격상하는 결의안이 유엔총회에 상정됐을 때 기권했다.
 
그랬던 한국이 태도를 바꿔 정회원국 가입에 찬성 입장을 낼 것이라고는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안보리 의제에 한국 입장이 미국과 다 같을 수야 없지만, 이번 결정이 한국 입장에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한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은 이스라엘 입장을 대변하며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번번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거부권 횟수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미국은 매번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초리를 이겨내야 했다.
 
미국이 또 홀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 사안에서 한국의 찬성표 행사는 미국에 대한 압박을 키우는 행렬에 동참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었다.
 
이번 결정에 대한 정부의 공식 설명은 이렇다.
 
정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고 항구적 평화의 토대를 구축할 유일한 방안으로 '2국가 해법'을 지지해왔다.
 
이번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안에 찬성한 것에 대해서도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이 2국가 해법에 기초한 정치적 프로세스를 촉진해 중동 지역의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이 1991년에야 유엔에 가입했던 역사를 들어 "한국은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 열망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국가"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명분일 뿐 실제로는 다른 배경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의 신냉전 구도 속에 유엔 외교무대에서 북한 핵무기 및 인권 의제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서는 이슬람권을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사정이 어려울 때 도와줘야 상대도 두고두고 고마워하는 게 인지상정.
 
이슬람권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로 안보리 이사국들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찬성표 행사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협조 관계를 구축하고 한국의 외교관계 지평을 넓히기 위해 꺼낸 절묘한 한 수였다고 본다.
 
이슬람권 국가들은 달라진 태도로 바로 이에 화답했다.
 
한국이 찬성표를 던질 수 있었던 다른 요인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 강경 행보를 어디까지 감싸줘야 하는지를 두고 미국 내 친(親)이스라엘 세력들조차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피란민이 몰려 있는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 방침을 고수하자 미국에서 유대인 출신 '최고위 선출직'으로 불리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14일 네타냐후 총리의 교체를 요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그의 주장에 대해 '좋은 연설'이라고 호응했다.
 
팔레스타인 회원국 가입 투표는 그런 발언이 나오고서 바로 며칠 뒤에 이뤄졌다.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현시점에서 팔레스타인 유엔 회원국 가입에 찬성표를 던진 '과감한 결정'은 우리 외교사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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