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미군기지 고엽제 매몰 파문에 신중한 기조를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한나라당의 `오락가락' 반값 등록금 논란을 비판한데 이어 유성기업의 공권력 투입사태를 겨냥해 "경제를 앞세워 민생을 짓밟는 전형적인 예"라고 대여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손 대표는 경북 칠곡 미군기지 고엽제 매몰 파문과 경기 부천 미군기지 화학물질 매립 의혹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반면 손 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는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을 요구하며 파상 공세에 나섰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국민은 영화 `괴물'이 현실화할까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정부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고, 천정배 이인영 최고위원 등은 미국 정부의 사과와 환경정화 및 피해보상 비용 부담, SOFA 개정을 요구했다.

   이용섭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국내 모든 미군기지에 대한 총체적인 환경오염 실태점검과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반환미군기지 캠프 머서(현 수도군단 공병단) 소재지인 부천 출신인 김상희 의원은 김만수 부천시장과 함께 현장조사에 나서 민관군 공동조사단 구성을 요구했다.

   당 차원의 총력전 태세와 달리 손 대표가 미군기지 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이 문제가 자칫 반미(反美) 정서를 자극할 수도 있는 예민한 현안이라는 상황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도 아무 언급이 없지 않느냐"면서 "친미든 반미든 간에 미국 관련 현안은 자칫 무모한 이념 논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대권주자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중수 기자 kjschok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