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난 19대 총선 결과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인다. 당장 정부는 18대 국회 회기 내에 당정 협의를 통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투기지역 해제 등을 포함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이 40%에서 50%로 상향 조정돼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강남이 부동산 시장에서 갖는 상징성이 커서 심리적으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번 총선에서 강남 3구 의석을 싹쓸이한 새누리당도 지역 주민들의 이해관계에 반기를 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단, 연말 대선을 앞두고 ‘부자당’이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야 한다는 점이 변수다.

그런가 하면 서울 강남 재건축에 제동을 걸고 있는 서울시와 정치권의 대립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지역 새누리당 당선자들은 개포와 압구정 지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의 조속한 사업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강남을 지역구 김종훈 당선자의 경우 개포지구 재건축 시행을 첫번째 공약으로 내걸었다. 재건축 문제는 원칙적으로 시장 기능에 위임해야 하며, 지자체의 과도한 규제를 통제할 수 있는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강북지역에서는 서울시와 입장을 같이하는 야권이 대거 승리하면서 영등포와 종로, 노원 등 뉴타운 사업과 여의도 전략정비구역의 재검토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한편으로는 임대주택 등 주거복지 정책 강화로 매매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최저 주거 수준 미달가구와 소득분위 이하 무주택 세입자들을 위해 2018년까지 임대주택 120만가구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새누리당이 가격 급등 지역을 대상으로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한 것 역시 매매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전면적인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김지연 부동산1번지 팀장은 “당장 분양 및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주택 구매를 미루게 해 전·월세 시장의 강세를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국토해양부가 전·월세 상한제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이 기업형 임대사업자 육성과 세제 지원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수익형 부동산의 강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아파트 시장의 회복 기미가 없어 연말까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원룸, 중소형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집값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김지연 팀장은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변한 만큼 집값은 당분간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대내외적인 경기 불황을 동반한 만큼 경제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이 일어서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