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17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서울교육청의 반발과 일선 학교의 혼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교육과학기술부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시교육청 입장을 정리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에 대해 회의를 열고 공식 입장을 논의 중"이라며 "예전에 나왔던 의견 정도의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의 기존 입장은 "학칙은 교육감의 인가권 여부와 관계없이 법령의 범위 내에서 제·개정해야 하며 상위 법령인 학생인권조례를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발, 간접체벌 등 학생인권조례와 충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학교자율권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내세운 바 있다.
이번에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은 두발, 복장, 휴대전화 사용 등 학생 생활에 관한 사항을 학칙으로 정해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주 내용으로 서울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의 두발, 복장 자율화 내용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한편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 지도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교과부와 시교육청 모두 상부 기관이기 때문에 어느 쪽의 안을 일방적으로 따를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 A중학교 교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교육청도 상부기관이고 교육부도 상부 기관이라 두 상부기관에서 조금 의견이 다르게 나오면 어느 편에 설 수 없는 입장"이라며 "원칙으로 따지면 상위법의 법령을 따르는 게 원칙이지만 학생인권조례와는 또 다르니 학교마다 규제를 완화해서 교과부와 시교육청 사이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B중학교 교감은 "4월 말까지 학칙 개정을 완료하라 해서 교육청에 기존의 학칙을 보고했더니 학생인권조례에 맞춰서 개정하라 했다"며 "학칙은 학교장 책임 하에 개정하되 학생 인권조례는 포괄적인 법령이기 때문에 인권조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어조의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과부 방침에 따라 학칙을 예전처럼 정하면 교사나 학생 중 누군가는 교육청에 민원을 넣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또 시교육청에서 장학지도 등을 해서 학교의 예산을 줄이거나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양쪽의 눈치를 봐가며 절충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학칙에 두발 규제는 빼고 복장 규제만 넣을 생각"이라며 "실제로는 두발 지도를 하면서 민원이 들어가면 학칙에는 두발 규정이 없는데 다만 좀 보기 싫은 정도만 지도하는 거라며 학생들을 지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뉴시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