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함께 귀국한 사람들 가운데 북한 보위부(국가안전보위부)의 지목으로 중국 국가안전부가 잡으려고 1∼3개월 감시·미행했던 한 명을 만난 직후 잡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가안전부가 체포 후 3∼4일이 지나서야 자신을 알아봤다는 점을 들어 "북한이 나를 잡아달라고 중국에 요청했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씨와 일문일답.

--이번 사건이 북한과 연관된 것으로 보나.

▲이번 사건은 북한 당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 보위부가 지목해 중국 국가안전부가 잡으려고 최소 1개월, 최대 3개월가량 감시·미행했던 사람이 함께 귀국한 사람 가운데 한 명 있는데, 그와 만난 직후 잡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북한이 연결됐는지는 중국 국가안전부에서 말해주지 않아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떤 형태로든 협조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에서 잡아달라고 한 것은 아닌가.

▲북한에서 나를 잡아달라고 중국에 요청했던 것 같지는 않다. 체포된 이후 중국 국가안전부에서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3∼4일이 지나서야 나를 알아봤기 때문이다.

--중국 입국과 체포 과정은.

▲3월23일에 출국해 베이징에서 지인들을 만난 뒤 27일 다롄으로 이동했다. 다롄에서 같이 구속된 3명 가운데 2명을 만났고, 29일 오전 일찍 회의를 마치고 다른 지역으로 택시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던 중에 합승했던 승객이 내리는 순간 중국 국가안전부 요원들이 택시를 둘러싸고 검거해 체포됐다. 중국 국가안전부에서는 북한의 납치·테러 징후가 포착돼 보호차원에서 (체포)했다고 얘기했다.

당시 더 많은 사람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최소 7명에서 최대 10명 정도 동시에 잡힌 것으로 추청된다. 북한이 지목했던 1명과 그와 연관돼 활동하던 사람들이 동시에 잡힌 것 같다. 중국인도 몇 명 있고 한국인도 최소 1명에서 최대 3명 정도 되는 것 같다.

--국가안전청에서는 어떤 조사를 받았나.

▲체포된 날 다롄에 있는 한 호텔에서 조사받았다. 30일 오전 단둥시 국가안전청으로 이동해 4월28일까지 약 한달간 조사받았다. 조사받은 내용은 관련된 사실을 얘기하라는 것이 아니고 알고 있는 모든 사실 얘기하라는 것이었다. 변호인과 영사의 접견을 요구했지만 중국 법률상으로 변호사 접견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영사 접견 이후 진술하겠다고 18일간 묵비권을 행사했다.

--단둥 구치소에서는 어떤 조사를 받았나.

▲단둥 구치소로 이감된 뒤 몇 차례 조사받았지만 내용적으로는 많은 조사를 받지 않았다. 구치소에서 교도관이 사용하는 컴퓨터를 옆에서 훔쳐보고 국가안전위해죄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귀국하기 2개월 전부터 조사는 전혀 없었고 귀환과 관련된 조건 등에 대해 얘기했다. 중국 국가안전부가 제시한 귀환 조건은 중국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과 국가안전부에서 당한 가혹행위에 대해 한국에 돌아가서 얘기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구치소 생활은 어땠나.

▲초기에는 매우 힘들었다. 하루에 13시간씩 노역을 했다. 지금 와서 보면 아주 힘든 노역은 아니었는데, 그런 일을 해본 적도 없고 구치소 생활에도 적응되지 않아 어려웠다. 원래 위가 좋지 않고 긴장된 생활이 계속돼 끼니마다 주는 찐빵 하나를 다 먹지 못하고 반만 먹었다. 풀려나기 한 달 전에 새 구치소로 옮겨 공간이 넓어졌고 실내에서 운동도 가능했다. 나오기 한달 반 전부터는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다.

--중국에서 어떤 활동을 했나.

▲중국에서 한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중국에서 비슷한 활동을 하는 다른 단체 사람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북한인권에 대한 정보조사, 탈북자 지원 활동 등을 주로 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기획하고 지휘하려는 목적에서 중국에 간 것은 아니다.

--가혹행위는 물리적 압박이었는지 아니면 잠을 안 재우는 것인지.

▲구체적인 것은 말하기 어렵고, 두 가지 다 있었다고 말씀드린다. 기본적으로 두 가지 다 있었다.

--중국이 왜 국가안전위해죄를 적용했다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다. 그러나 죄도 없는 사람 오래 구금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어 국가안전위해죄를 적용하지 않았나 싶다. 함께 입국한 사람 가운데 중국에서 10년, 13년 북한인권 활동한 사람들이 있는데 중국 당국의 감시를 피해 그렇게 오랫동안 활동한 것을 괘씸하게 봤을 수 있고 과거에 조직적으로 반체제 지하활동을 했던 경험을 근거로 잠재적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향후 활동 계획을 말해달라.

▲지난 10여년 동안 주로 국내에서 활동했다.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앞으로도 지난 시절 활동했던 것과 같은 방향에서 활동할 것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