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간 경제교류가 계속 중단된 가운데 대북 경협업체들이 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 적용되는 금리는 업체 사정에 따라 제각각인데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 사건에 따른 우리 정부의 `5·24 제재조치' 이후 금리가 급등한 사례가 적지 않다.

3일 대북 경협업체들에 따르면 대북 교역업체 A사는 `5·24 조치'가 시행되기 전 K은행에서 연 6.5%의 금리로 20억원을 빌렸지만 현재 금리가 12.7%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위탁가공업체 B사의 경우 W은행과 K은행에서 모두 8억원을 각각 연 7%의 금리로 대출받았고, 금리는 `5·24 조치' 직후 9%로 오른데 이어 현재 각각 10%까지 상승했다.

또 금강산관광에 투자한 C업체는 S은행에서 빌린 3천만원의 금리가 `5·24 조치'를 거치면서 2%에서 4%로 높아졌다.

사업이 중단된 업체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개성공단 투자업체들도 은행 금리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D사는 2009년 6월 S은행에서 20억원을 5.8%의 금리로 대출했는데 금리는 현재 12.0%까지 올랐고 E사는 2008년 S은행에서 빌린 2억여원의 금리가 4.8%에서 14.0%로 세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평균 대출금리가 `5·24 조치' 전후에 큰 변동이 없이 5∼6%선을 유지하는 상황과 비교된다.

시중은행이 일부 대북업체의 금리를 대폭 올린 것은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 경색으로 `대북 리스크'가 커졌고 매출액 급감 등 경영 상태를 반영해 내부 심사기준에 따라 신용등급을 낮췄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5·24 조치' 이후 대북투자가 불안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대북업체의 매출 실적이 떨어진 것이 대출 금리의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대북 사업을 시작할 때 공장 건설 등의 설비에 투자하느라 보통 변동금리 방식으로 많게는 수십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결국 정부의 `5·24 조치'로 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된 데 이어 치솟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북업체들은 은행이 기업의 생존을 위해 금리 인상을 자제하는 한편,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한 대북업체 대표는 "정부는 외부적 변수인 `5·24 조치'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통일부가 금융당국이나 관계부처에 협조공문을 보내 대북업체의 금리 부담을 줄여주거나 금리가 낮은 남북협력기금 대출을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안소영기자dokdotimes@daum.net